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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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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20회 작성일 2010-05-0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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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정신건강칼럼 2010-04-02


 


술의 양면성


 




강동구정신보건센터 부센터장 정신과 전문의 김건우


 


 




술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술이 빠진 회식 모임을 상상해보자. 이런저런 대화는 오가겠지만 차분한 분위기에서 조용하게 진행될 것이다. 흥이 나서 목소리가 커지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장단 맞추 일도 없 을 것이다. 서로 취해서 마음에 묻어뒀던 말을 꺼내면서 친밀해지 경험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필자 생각에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내가 술에 해서 갖고있는 긍정적 인 편견일지도 모르겠으나, 우리 사회의 술에 대한 허용적인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내 생각엔 술은 분 명히 매력적이고 도움도 준다. 집에 혼자 있는 날 왠지 감성에 젖어서 와인을 마시 고 있노라면 편안함을 주기도 하고, 운동 후에 갈증이 날 때 마시는 맥주 한잔은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기도 한다. 술을 적당히 잘 마시면 인생에 즐거움을 주는 친 구 같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힘들 때 친구의 도움을 구하듯이 술을 찾기도 한다.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거나 애인과 헤어져서 힘들 때 흔히 술을 찾는다. 마음이 맞는 친구 와 술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 중의 하 나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지속되고 그로 인한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정신과적 증상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술이 과연 도움이 될까? 처음에는 도움이 된 다. 그래서 많은 환자는 우울, 불안, 불면 등에 대한 자가 치유책으로 술을 마시게 된다. 술에 취해있는 수 시간 동안에는 평소에 날 압박하던 고민거리에서 해방될 수 있다. 술의 도움을 받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전혀 불안하지도 않다. 밤마다 불면증으로 긴 밤을 보내던 사람도 술을 마신 날에는 편안하게 잘 수 있다. 그래서 매일 밤 오직 잠을 위해서 와인을 한 잔씩 마시는 사람도 있다. 이 정도면 술을 약으로 만들어서 팔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 면에는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술은 기분을 좋게 해준다. 취하는 순간 고민 거리는 사라지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변한다. 불안감도 없어지고 만족감에 미소 를 짓게 해준다. 술에 어느 정도 취하면 졸음이 오고 평소 불면증이 있던 사람도 쉽게 잠을 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술의 긍정적인 효과는 계속되지 않는다.


 


반복해서 술을 마시게 되면 술에 대한 내성(tolerance)이 생긴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이전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면 점차 술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점차 같은 효과를 내려면 점점 더 양을 늘어야 한다. , 점차 술에 의존하 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술을 줄이거나 끊게 되면 금단(withdrawal) 증상이 발생 한다. 금단 증상은 술의 긍정적인 효과에 정 반대의 효과를 나타낸다. 기분이 우울 하고 불쾌해지고, 불안, 초조해지며,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술을 먹기 전의 원래 증상보다 훨씬 더 심한 증상이 동반된다. 금단 증상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술을 마 시게 되고 결국에는 술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술은 억제력을 약화시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술에 취해서 한 신중하지 못한 언행 때문에 곤란을 겪기 도 한다. 평소에 하지 못하던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지만 이는 그 런 느낌이 드는 것이지 실제로 어떤 무엇도 해결된 것이 아니다. 해결된 것 같은 문제도 술에서 깨면 원래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술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금단 증 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금단 증상은 손 떨림, 식은땀, 맥박 증가, 불안, 초조, 불면, 오심/구토가 나타날 수 있으 며, 심한 경우는 경련, 환각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자신이 의도한 것보다 많은양 을 오랫동안 마시거나 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반복해서 실패할 때도 술에 대한 의존을 의심해야 한다. 술을 획득하기 위해서 지나친 노력을하고, 술 때문에 사회 활동이 줄어들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술을 마시게 되기도 한다. 이정도가 되면 자신을 돕고자 마시기 시작한 술이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하고 주된 문제가 된다. 이제부터는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날 마시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 시기가 되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의지로 술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수년 동안 반복되는 음주 때문에 뇌의 변화가 생겼고, 그로 인해 술에대한 의존(dependence) 이 생긴 것이다. 강한 의지로 여러 번 단주를 결심하지만, 매번 반복해서 실패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유하고 싶다.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많은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무지, 정신과에 대한 막연한 편견, 정신과 약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신과 방 문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술에 대한 갈망을 줄여주는 약, 금단 증상은 불안, 초조, 불면을 줄여주는 약, 우울감을 호전시켜주는 약 등 다양한 약물치료와 함께 술을 끊기 위한 단주 모임 등 다양한 방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용기를 내서 방문해보기를 권유 드린다.


끝으로, 술의 노예가 되지 않고 적절하게 술을 통제하면서 건강한 마음으로 즐거 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자신의 음주 습관을 점검해보기를 권유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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